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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맞춤형 mRNA 암백신, 흑색종 재발 위험 낮춰…3상 임상시험서 42% 감소 확인

메디컬라이브2026년 10월 26일0
기자/필자: MEDICAL LIVE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은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더라도 다시 발생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다. 최근 환자마다 다른 암세포의 유전자 변이를 분석해 제작한 개인맞춤형 mRNA 암백신이 수술 후 재발 위험을 낮췄다는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2026년 10월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연례학술대회에서는 개인맞춤형 mRNA 치료제 인티스메란 오토진(intismeran autogene)의 3상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됐다. 기존 면역항암제에 이 치료제를 추가한 환자들은 면역항암제만 사용한 환자보다 암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42% 낮았다.

흑색종은 피부의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다. 일반적인 피부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전이 위험이 높은 유형으로, 종양의 두께와 궤양 여부, 림프절 침범 및 원격전이 여부 등에 따라 병기를 구분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초기에 발견된 흑색종은 수술로 제거할 수 있지만,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수술 후에도 추가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종양이 없어도 몸 안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미세한 암세포를 억제하기 위한 치료를 보조항암요법이라고 한다.

이번에 연구된 인티스메란은 일반적인 감염병 예방백신과 목적이 다르다. 암이 생기기 전에 접종해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백신이 아니라, 이미 흑색종을 진단받고 수술한 환자에서 면역체계가 남아 있을 수 있는 암세포를 인식하도록 돕는 치료용 백신이다.

가장 큰 특징은 환자마다 백신의 설계가 다르다는 점이다. 수술로 제거한 종양과 정상세포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암세포에서만 나타나는 변이를 찾고, 이 변이로 만들어지는 신생항원 가운데 면역반응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은 표적을 선택한다.

이렇게 선정한 최대 34개의 신생항원에 관한 정보를 메신저RNA(mRNA)에 담아 치료제를 만든다. 투여된 mRNA는 체내 세포가 해당 항원 단백질을 만들도록 하고, 면역체계가 이를 인식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 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과 병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펨브롤리주맙은 면역세포 표면의 PD-1 단백질을 차단해 암세포에 대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신호를 줄인다. 개인맞춤형 백신이 암세포의 표적을 면역체계에 알려주는 역할이라면 펨브롤리주맙은 면역세포가 공격 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이번 INTerpath-001 임상시험에는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 2B~4기 고위험 흑색종 성인 환자 1,137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개인맞춤형 mRNA 치료제와 펨브롤리주맙을 함께 투여받는 군, 위약과 펨브롤리주맙을 투여받는 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mRNA 치료제는 3주 간격으로 최대 9회 투여하도록 설계됐으며, 펨브롤리주맙은 6주 간격으로 최대 9회 투여했다. 연구는 무작위 배정·이중눈가림 방식으로 진행됐고,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는 암의 재발이나 사망 없이 지내는 기간이었다.

중앙값 24.6개월의 추적 관찰에서 2년 무재발생존율은 병용치료군 82.2%, 기존 면역항암제군 70.0%로 나타났다. 두 군의 차이는 12.2%포인트였으며, 연구 기간 전체의 재발 또는 사망 위험비는 0.58로 계산됐다.

여기서 위험이 42% 감소했다는 수치는 상대적인 위험 감소를 뜻한다. 모든 환자의 재발 확률이 42%포인트 낮아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 다른 평가 지표인 원격전이 또는 사망 위험도 병용치료군에서 38% 낮게 나타났다.

다만 암의 재발을 줄인다는 것과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을 늘린다는 것은 다른 결과다. 현재까지 발표된 3상 연구에서는 재발과 원격전이 관련 지표가 개선됐지만, 전체 생존기간에 대한 분석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 장기 추적을 통해 실제 생존율에도 차이가 나타나는지 확인해야 한다.

안전성에서는 치료와 관련된 이상반응이 병용치료군 95.8%, 기존 치료군 90.0%에서 보고됐다. 병용치료군에서는 발열과 주사 부위 통증, 피로 등이 흔했으며, 3~5등급의 중증 이상반응은 각각 14.2%와 13.4%에서 발생했다. 중증 이상반응 비율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추가 치료에 따른 부작용 부담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번 결과는 앞선 임상시험과도 연결된다. 2026년 발표된 2b상 KEYNOTE-942 연구의 5년 추적 결과에서도 개인맞춤형 mRNA 치료제와 펨브롤리주맙 병용군은 펨브롤리주맙 단독군보다 재발 관련 지표에서 유리한 경향을 유지했다. 다만 해당 연구는 157명이 참여한 비교적 작은 시험이었다.

개인맞춤형 mRNA 암백신은 아직 정식 허가를 받은 치료가 아니다. 이번 3상 결과는 수술로 완전히 제거할 수 있었던 고위험 피부 흑색종 환자에게서 확인된 것이며,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암이나 다른 종류의 암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는 없다. 현재 폐암 등 다른 암종을 대상으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실제 의료현장에 도입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환자별 종양 분석과 표적 선정, 개별적인 mRNA 제조 과정이 필요하므로 일반적인 의약품보다 생산과 공급이 복잡하다. 허가 심사와 장기 안전성 평가뿐 아니라 치료제를 적절한 시기에 제공할 수 있는 제조 체계도 중요하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mRNA 기술을 감염병 예방을 넘어 암세포의 개별적인 유전자 특성에 맞춘 치료에 적용해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재발 위험 감소를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암백신이 모든 암을 예방하거나 완치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앞으로 장기 생존 효과와 실제 적용 대상이 확인된다면 암의 종류뿐 아니라 환자 개인의 종양 변이에 맞춰 치료제를 제작하는 정밀의료의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질 수 있다.